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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각인된 병의 그림자까지 치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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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7-29 17:58 조회5,2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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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2월에 처음 국선도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거 잘 해서 내공이 빵빵해져서 내공을 써서 신문지로 대리석을 잘라야지 하는 생각에, 그때 당시 몇 년째하고 있던 검도를 잠시 접어두고 입문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그때 접어놓은 검도를 할 생각도 안 하고 수련만 하고 있지만…….
 어릴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으로 많은 종류의 무술을 접하고 또 배우면서 나름대로 무도인(武道人)이라는 생각을 하며 살고 있던 나는 국선도를 만나면서 또다른 세계를 알게 되었는데, 참 나를 찾지 못하고 거짓으로 살고 있던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정말 처음에는 욕심으로 수련을 시작했다.
빨리 수련 많이 해서 내공을 많이 쌓아 가지고 武人으로서 내,외공을 모두 닦은 武道人이 되겠다고 큰 포부(?)를 가지고 시작을 했었는데...

입문호흡을 지나 중기단법을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서부터 변화는 시작되었다.
그때까지 멀쩡하던(혼자 생각에) 내 몸이 여기저기가 아프기 시작한 것이다.
중기단법 전편을 시작한 지 한 달쯤 지나자 감기 같은 증상으로 오는 氣몸살이 왔는데, 회사를 못 나갈 정도로 아파서 꼬박 7일을 누워만 있었다.
아무리 병원을 가서 주사를 맞고 약을 지어다 먹어도 소용이 없고 그냥 오로지 버티기만 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었는데, 7일쯤 지나 어느 순간 자고 일어나니 개운하게 좋아지는 것이었다. 신기하기만 했다. 아플 때는 정말 이대로 어떻게 되는 건 아닌가 했지만 좋아지고 나니 몸이 그전보다 훨씬 가볍고 몸도 조금 유연해지는걸 느꼈다
 언제 아팠냐 하면서 또 수련을 시작하고 중기 후편으로 넘어가서 또 그 몸살(?)이 왔는데 이번에는 4~5일 정도 아팠다. 역시 병원, 약 다 소용이 없었고 그냥 버티기만 하니 시간이 지나서 저절로 나았고 또 몸이 부드러워 지는걸 느꼈다.
중기단법 50동작을 한꺼번에 할 때쯤 되어서 또 한번 그런 몸살이 왔는데 정확히 2일 동안 죽었다가 자고 나니 또 나았다. 이번에는 경험도 있고 해서 생식을 주로 먹고 조용히, 법석대지 않고 마음을 놓아버리고 누워서 푹 쉬었더니 다음날 거짓말처럼 좋아져서 출근을 했던 기억이 있다. 이때쯤 내몸은 상당히 유연해져있었다

 그리곤 건곤단법을 시작하니 중기단법을 할 때보다 단법의 깊이가 더 깊고 또 행공을 하고 있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서 참 열심히 했다.
이때쯤에 내 마음의 변화도 나타나는데, 얼음 같았던 내 감정에 변화가 와서 불쌍한 사람들을 보고 또 슬픈 장면의 영화를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데, 가슴이 아리면서 그 슬픔이 내 몸에 직접 스며들어 너무나도 슬프고 안쓰러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이것은 거친 무술을 하면서 강하고 곧은 것이 무사라는 생각을 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나에게는 정말 엄청난 사건이었고 변화였다.
남자는 절대 눈물을 보여선 안 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있던 내게는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되고, 우리 국악을 듣고 있어도 눈물이 날 정도로 울보였지만 또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사춘기 소년이였지만 지금은 진정이 되고 또 다스려진다.
그리고 내가 감정이 있는 가슴이 살아 있는 사람이라는 것에 기쁘고 감사한다

 그러던 어느 날 늘 하던 대로 새벽을 열고 나가 아침 수련시간에 기지개를 켜다가 그냥 억!
하고 주저앉았다. 그전에도 수련을 하면서 허리에 잠깐잠깐 통증이 왔는데, 그날은 평상시의 그런 통증이 아닌 정말 아팠다.
그날부터 약 한 4주 정도를 나는 허리가 끊어지는 듯한 통증으로 아주 괴로운 나날을 보냈다. 병원에 가서 근육이완제, 한의원에서 침, 뜸, 부항, 뜨거운 찜질, 파스,
봉침,... 뭐 안 해 본 것 없이 다 해봤지만 통증만 더하고 피부만 벗겨질 뿐이었다.
보다 못한 사범님께서 직접 이 몸을 데리시고 국선도 사범이면서 대전에서 동촌한의원을 하시는
권선영사범님을 찾아갔다.
다른 한의사들은 국선도수련을 모르기에, 그냥 허리가 아픈 줄만 알고 엉뚱한
치료만 했는데 이 분은 진맥을 해보시더니 수련을 통해서 오는 명현현상이라고 말씀을 하시고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나아질 것이라며, 여기까지 왔으니 침이나 한 방 맞고 가라고 하셨다.
시간이 지나서 저절로 좋아지고 앞으로 비슷한 증상이 한번정도 더 올 것이지만 지금처럼 심하지는 않을 것이란 그 말씀에 가슴을 달래며 서울로 올라왔다.
그런 뒤 시간이 지나 행공을 해도 될 것 같아서 모험 삼아, 죽기야 하겠냐는 생각에 건곤단법을 살살 해보니 어느 정도 행공이 되고 그러면서 며칠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부드러워져서 나중에 다 나았고, 그 뒤로 몸은 상당히 많이 풀어져 기혈순환유통법을 할 때면 다리를 벌리는 동작, 앞으로 숙이는 동작, 등 모든 것이 아주 쉽고 또 부드럽게 아주 잘 되며 조금도 어렵지 않았다. 그 뒤로 지금은 별짓을 해도 하나도 안 아프고
그때 왜 허리가 그렇게 아팠는지 그 이유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살면서 한번이라도 고통을 받았던 곳의 상처가 아물어 없어지면 우리 정신은 그것을 잊어버리지만 육신은 그 고통을 다 기억을 하고 있다가
나중에 노인이 되어서 기력이 떨어져 없어지면 그 옛날의 고통으로 늙어서 고생을 하는 것이다. 나 역시 예전에 군 생활할 때 훈련 도중에 낭떠러지로 떨어진 사건이 있었다.
그때 당시 나의 계급은 일병이었고 고참들의 눈치에 아프다는 소리도 못하고 지내며 그냥그냥 나았다보다 하고 생활하다가 제대를 했던 기억이 있는데,
제대를 한 뒤 그 허리의 고통은 시작이 되었다 3개월을 고비로 한번씩 허리가 틀어지는데 허리가 옆으로 틀어져 엄청나게 고생을 했다 그래서 용하나는 한의원을 찾아다니며 봉침도 해보고, 손바닥도 째보고, 부항을 하면 등허리가 엄청나게 까맣던 기억도 있다 그리고 오죽이나
아팠으면 허리에 그 비싼 금침까지 박았으니... 그때의 나에 고통은 세상 어느 것을 다 준들
아깝지 않다고 생각을 했으니 그 간절함은 오죽했었나 싶었고 ....
그때 다쳤던 허리의 업을 풀어내느라 수련을 하면서 그리 고생을 한 것을 생각하니 내 허리가 그 동안 얼마나 고생했었나 하는 생각에 안쓰러웠다.

시간이 흘러 원기 단법에 들어간 뒤 허리의 통증은 거짓말처럼 또 한번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통증이 오는데 그전처럼 죽을 것 같고 꼼짝을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데 아픔이 조금 오는 정도였고 며칠 지나자 자연스럽게 풀려서
이제는 허리아플까봐 걱정하는 일을 내가 언제 한적이 있었나 싶고, 내가 언제 허리가 아팠나? 하는 생각까지 드니 참 간사한 인간이다

이때쯤 내 식성도 완전히 변한다.
밥 먹을땐 고기가 없으면 밥을 못 먹을 정도로 고기를 좋아하고
혼자서 피자12인용을 다 먹을 정도로 먹보였는데 키는178이고 몸무게는 85kg이였던 몸이
지금은 몇번에걸처 숙변이 빠지면서 75kg이 되고, 고기 보단 자연식을 좋아하게 되고, 담배냄새와 술이 아주 자연스럽게 싫어지고, 피부도 좋아지고 새로운 기운을 느낀다

 그리고 이젠 웬만한 일에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또 화도 잘 안 낸다. 아니 안 난다.
그리고 내 생각의 주관이 뚜렷하게 바로 서 있어서 주위의 말에 전혀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그전에는 여름에 모기가 날 물면 반드시 그 모기를 죽여야 직성이 풀렸는데 지금은 우숩지만
모기가 날 물면 이런 생각이 든다 . 
모기도 나와 똑같은 생명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 꼭 다른 생명의 피를
빨아야만 하는 인생으로 태어났을까 하는 안쓰러운 생각이 들고 가진 거 없어서 세상에
보시를 할 것도 없는데 애라! 肉보시나 하자!! 하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나중에는 간지러워 후회를 하기는 하지만 .... 
그런데 분명한 것은 내가 그렇게 보시를 할 생각을 하면
모기가 더 이상은 안무는 것을 느꼈는데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내 맘이 통했나?

 그리고 나는 군 생활을 산 속에서 하면서 山하면 고생하던 기억밖에 없어서 산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그 싫어하던 산이 이제는 왜 그리 좋은지 모르겠다.
주말에 시간만 나면 아내와 산행을 한다. 산에 가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이름 모를 풀들이며 또 바위들이며 바위 사이에 절묘하게 피어 있는 이름 모를 꽃, 그리고 바위 사이를 뚫고 자라나는 나무들, 모두가 너무나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또 그렇게 이쁘고 사랑스럽고 기특할 수가 없다. 겨울이 지나 봄이 될 무렵 앙상한 나무에 조그맣게 돋아난 새싹을 보면서 이제 막 걸음마를 하는 내 아이를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찡하게 흔들리며 절로 피어나는 기쁨의 눈물에 가던 길을 멈추고 그 녀석들을 가슴으로 한껏 안아주곤 한다.
길을 가다 애국가가 들리면 가던 걸음을 멈추고 애국가를 따라 부르며 내 민족과 조국이 있다는 기쁨에 눈물을 흘리는, 어떻게 보면 웃기는 남자인 나!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이해해 주는 아내가 고맙고 또 내가 국선도 수련을 할 수 있도록 도장을 열어 주신 사범님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날 나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께 너무나 감사하며 또 사랑하고
그리고 국선도 수련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스승님들과 조상님들에게 늘 감사드리며,
오늘도 밝은 햇빛을 보는 것에 감사하며
이 좋은 생명의 도가 활짝 피어 널리널리 많은 사람들에게까지 알려지기를
간절히 두 손 모아 기원 드리며
나에 짧은 수련기를 마칠까 한다 ! 
                   2002년 6월  푸르른 하늘아래
                         수사 장 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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