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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체험기

퇴행성 관절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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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7-29 18:11 조회4,96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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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어나길 약하게 태어난 나는 잔병치례를 많이 하고 자랐다. 감기는 연례 행사로 2~3회 꼭 치러야 했고, 같은 나이의 남자들 보다 체력이 많이 뒤떨어짐을 느끼고 자랐다. 남들은 군대가서 병을 다 나아 제대한다지만 오히려 난 병을 만들어 나왔다. 전방에서 계단을 많이 오르내린 후유증으로 무릎이 아팠는데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퇴행성 관절염 이란다. 노동을 많이 한 농부들과 노인들이나 걸리는 병을 20대 젊은 나이에 걸리다니 충격이었다. 의사 말이 남들보다 무릎이 약하며 별 뚜렷한 치료 방법 없이 물리치료나 받으라는 의사 말에 말문이 막혔다. 차도가 없는 병원치료와 누워 시간만 보내는 무기력한 생활이 힘들기만 했다.
 젊은 사람이 왜 노느냐는 주위 사람들 말을 들을 때 내 인생이 한탄스럽기 까지 했다. 병원에서 물리치료 받고 한약도 신물이 날 정도로 많이 먹었다. 온천이며 정말이지 관절에 좋다는 것은 고양이만 빼놓고 다 먹어본 것 같다. 민간요법은 물론이고, 무당한데도 가 보고, 신비한 능력이 있다는 사람들을 만나러 이곳 저곳 다녀봤다.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절망감에 사로잡힌 때도 있었고, 차도가 없는 무릎 상태에 원망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절망감으로 하늘만 원망하며 지내던 내게 우연히 알게 된 국선도 와의 만남으로 관절염은 완치되었고, 감기 한번 걸리지 않는 활기찬 삶을 살게 된 것은 천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길가에 꽂혀 있던 전단지를 보고 전수장을 찾아가니 인상이 아주 좋아 보이는 사범님이 계셨다. 별 말씀이 없이 병이 나으니 해보라는 사범님 말씀에 정말 나을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다는 심정으로 해보기로 하고 등록을 했다. 누워서 입문호흡에 들어갔다. 비경선사님의 목소리가 약간 어색했지만 익숙해졌다. 누워서 호흡한지 1주일, 배꼽 아래에 느낌이 온다. 찬지 뜨거움 인지 모르는 느낌. 그 느낌은 시간이 지나면서 따뜻해지고 따뜻함이 뜨거움으로 바뀌고 차츰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해서 발끝까지 내려갔다. 위로는 가슴, 어깨 손으로 퍼져 갔다. 뜨거운 기운이 전신에 퍼지자 신기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무릎은 물론이고 전에 조금씩 다쳤던 부위가 바늘로 쑤시듯 아프기 시작했다. 이러다 잘못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했었지만 신기하기도 해서 숨쉬기를 계속했다. 나중에 그것이 명현현상이며 근치를 위한 아픔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도이치병(以道而治病) 아니 아직은 이기이치병(以氣而治病) 바로 그것 이었다. 절망감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던 나의 기쁨은 말할 수 없이 기뻤다. 오 하느님! 나에게도 이런 값진 보물을 주시다니.
 몇일 지나자 무릎이 움직이는데 튄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마치 잡아올린 물고기가 파닥거리듯 양 무릎이 튀어 오르는데 신기하기도 했다. 나중에서야 그것이 진동이며 막혔던 혈자리를 풀어내는 현상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제일 먼저 어깨에 통증이 사라지고 손목이며 발목등 예전에 삐거나 다쳤던 부위의 통증이 사라지고 아프지도 않았다. 이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좋았다. 병자에게 병이 나아가는 것만큼 기쁜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무릎은 여전히 통증이 계속된다. 이젠 집에서 혼자 힘들이지 않고도 열기가 강하게 생긴다. 그래서 전수장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혼자 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것이 커다란 실수 였다. 이 도법의 무한함을 모르고 1년간 허송세월을 보낸 것 같아 지금도 안타깝게 여긴다.
 1년쯤 지났을까? 누워서 호흡을 하다 일어나는데 오른쪽 갈비뼈에서 나는 격렬한 통증 때문에 움직이지도 못하고 숨을 쉬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무릎을 꿇고 있어야만 했다. 숨을 쉬어 배가 움직이면 너무나 아파 숨을 가늘게 헐떡이지 않으면 안돼되었다. 혹시 맹장이 터졌나? 맹장이 터지면 상당히 아프다던데. 하지만 통증은 갈비뼈에서 나는 것 같았다. 순간 나는 공포감 마져 들었다. 이러다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한참을 그렇게 있다 이러다가는 안돼겠다 싶어 옆에 있는 물건을 집어던져 문에 맞혀 꽝 소리가 나니 내 동생이 들어왔다. 말도 못하고 꾸부정하게 엎드려 있던 나를 보고 내 동생도 몹시 당황했다. 나는 갈비뼈를 부여잡고 겨우 119라고 신음소리를 내자 동생을 119에 구조 요청을 하게 되었다. 잠시후 구조대가 왔는데 문제는 움직이면 통증이 심해서 들것에 오르는데 함참이 걸렸다.
 나 참 TV에서나 봤던 구급차를 직접 타보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신호를 무시하고 병원에 급하게 도착하자 우습게도 점차 통증이 사라진다. 엑스레이라도 찍어보자는 내 말에 의사는 그냥 가도 된단다. 순간 구조대원은 웃었고, 이렇게 해서 난 졸지에 나이롱 환자가 되버렸다. 그땐 창피하고 무안해서 인사를 제대로 못했는데 다시 한번 그분들에게 감사들 드린다. 그 통증은 보름쯤 계속되다 없어 졌는데, 기억을 더듬어 보니 군에서 암벽 레펠을 할 때 잘못 뛰어내려 뜨끔했던 자리였다.
 무릎은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조급한 생각으로 더디게 느껴졌지만 놀라운 것이었다. 1년후 전수장에 다시 나가니 사범님께서 반가워 하신다. 집에서 하지 않던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을 하자 통증이 더해 갔다. 이제 곧 나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중기단법을 하면서 손과 발에 약간의 힘이 오기시작한다. 행공도중 몸이 앞 뒤로 흔들거려 그대로 두면 엎어질 것만 같을 때가 있었다. 입안은 침이 많이 고이고, 자고 일어나도 입안이 촉촉하다(전에는 말라 있었음).
 99년 겨울이었던가? 저녁때 갑자기 기침이 조금 나와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는데, 다음날부터 감기 몸살이 왔다. 여태껏 이런 감기는 처음 본다. 온몸은 몽둥이로 얻어맞은 듯 쑤시고 머리는 터지는 것처럼 아프고, 근육까지 경련을 일으킨다. 눈은 충혈되고 콧물은 쏟아진다. 몇일 지나면 낫겠지 하며 참고 있었는데 부모님이 나오셨다 그 모양을 보고 애가 타는지 병원에 가자 하신다. 한의원에 가서 진찰하고 약을 먹어봤지만 소용이 없다. 약 1주일 정도 지나자 점차 나아지기 시작했다. 정말 지독한 감기 였다. 그 후로 감기는 걸리지 않았다. 1년에 몇 번은 꼭 걸렸었는데 말이다.
 건곤단법을 시작하면서 기운이 몸에 찬다는 것이 느껴진다. 아랫배는 기운으로 절로 움직이고 손과 발에 아주 강한 기운이 생긴다. 무엇이든 손에 쥐고 힘을 주면 가루로 만들어 버릴 것 같다. 양손을 마주하고 호흡을 하면 서로 미는 힘으로 부들 부들 떨린다. 꼭 신들린 무당처럼 격렬하게 떨린다. 몸이 오므라드는 것처럼 느낄 때도 있으며, 풍선에 바람이 꽉 찬 것처럼 온 몸이 팽팽해지고 터질 듯 격렬해지기도 한다. 또 기운을 소라 모양으로 돌리면 배 전체가 타원형을 그리며 크게 움직이는데 어깨는 앞 뒤로 진동하고, 상체가 배가 움직일 때마다 같이 움직이는데 힘이 많이 든다. 오래 하면 탈진한 것처럼 몸이 축 늘어진다.
 원기단법에선 숨쉬기는 절로 되며, 기운은 아랫배로 빨려 들어가 팽팽하게 차고, 오래 숨쉬기를 하면 엄청난 압력이 생기는데, 몸 전체가 아랫배로 빨려들어가 함몰되는 것 같다. 배는 등쪽으로 달라붙었다 풀어지며, 가부좌 했을 땐 척추를 위 아래로 잡아 늘리는 것 처럼 곳추서고, 가슴은 벌어지고 어깨는 뒤쪽으로 잡아당겨진다.
 양 무릎은 뒤쪽으로 당겨 지는데, 얼마부터인가 오른쪽 고관절에 아주 강한 통증이 온다. 강한 통증으로 오른쪽 다리를 움직일 수 없다. 조금있으면 풀어지는데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 언젠가 책에서 진동이나 통증은 부조화 되었던 것을 조화롭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사실 난 결 가부좌가 자연스럽게 되지 않는다. 반듯이 누워 양 발을 맞춰 보면 오른쪽 발이 약간 더 길다. 아마 오른쪽 고관절이 약간 빠져나와 있고 제대로 맞추려는 데서 오는 강렬한 통증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도 통증은 계속되고 조금은 고관절이 부드러워진 것 같다. 얼마전에 윈쪽 발목이 부 자연스러워 누워 호흡을 몇 번 한뒤 발목에 기운을 보낸다고 생각하니 발목이 저절로 맹렬히 회전을 한다. 한참을 그렇게 하다 그치니 발목이 부드러워졌다. 이번엔 기운을 손으로 보낸다고 생각하니 손바닥이 따뜻해지고 발에 보낸다고 생각하니 발바닥이 따뜻해진다. 몸 안의 장부에도 같은 방법으로 해보니 위와 간, 신장에서 즉각 반응이 온다. 이 신비함은 수련을 해보면 직접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음는 항상 우주적 입장에 서려 하며, 감정이 상하는 일이 있더라도 선도주를 외우고, 밝고 맑은 쪽으로 생각을 바꾸면 전 보다 빨리 마음을 가라 앉힐 수 있다. 수련에 방해가 되는 것은 보지도 듣지도 생각지도 말라하신 비경선사님의 말씀을 명심하며, 깨끗하고 순리대로 살려 노력한다. 우주 만물이 내 형제요 나와 같은 인격체(個全如一觀)임을 자각하고, 개미 한 마리,길가에 핀 이름모를 풀 한포기라도 함부로 하지 않는다. 얼마전에 아프간 전쟁때 먹을 것이 없어 클로버를 씹다 슬피 우는 노인의 모습을 보고 너무 불쌍해서 눈물을 흘린적이 있었다. 나는 확신한다. 우리 국선도 수련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수련하는 이들의 몸에서 사랑의 파장이 전 우주에 퍼져, 대우주와 하나가 되며, 하늘 아래 모든 생명체를 살리려는(球活創生) 움직임이며 호흡이라는 것을. 그날을 위해 우선 나부터 끊임없이 마음을 닦고 강인한 생명력을 길러 보다 많은 생명들이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국선도 보급을 위해 정진해야함은 물론이다.
 이제 국선도는 나의 진리이며 신앙이 되었다.


2002년 6월 13일 성 영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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